2026-07-10

그동안 타인의 고통을 자극적으로 포장해 막대한 조회수와 수익을 챙기는 이른바 사이버 렉카의 횡포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어 왔다. 자극적인 썸네일과 충격, 폭로 등의 문구를 내세워 대중의 분노를 유도하고 특정인을 온라인상에서 조리돌림하는 것은 이들의 전형적인 돈벌이 수단이었다. 무분별한 신상 털기나 악의적 루머의 표적이 된 피해자들은 일상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렸지만 정작 가해자들은 솜방망이 처벌을 비웃으며 막대한 광고 수익을 챙겼다. 이에 지난 7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사이버 렉카의 악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악의적인 가짜뉴스로 부당 이득을 취한 자에게 최대 손해액의 5배를 물어내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한 것이다. 반복적인 허위사실 유포에는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대형 플랫폼 사업자에게는 문제의 게시물 삭제, 가해자 계정 정지 등을 포함한 자율 운영정책 수립 의무를 부과했다. 타인의 고통을 담보로 한 불법적 수익 구조를 억제하고, 그동안 방관자에 가깝게 머물던 플랫폼에도 직접적인 책임을 묻겠다는 뜻이다.
타인의 고통을 돈벌이로 삼는 사이버 렉카의 폐해를 끊어내야 한다는 데에는 사회적 이견이 없다. 그러나 법 시행과 동시에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가장 큰 쟁점은 무엇이 악의적 허위정보이고 무엇이 정당한 의혹 제기인지 그 경계를 명확히 나누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이다. 부당한 이익이나 허위조작정보라는 법적 규제 기준이 자칫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식으로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모호성은 필연적으로 위축 효과(Chilling Effect)를 불러온다. 징벌적 손해배상이나 과징금이라는 무거운 책임을 져야 하는 정보 게재자들은 혹시 모를 분쟁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입을 닫게 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규제 의무를 떠안은 거대 플랫폼 사업자들의 행보다. 플랫폼 입장에서는 억울한 피해자를 구제한다는 명목하에 분쟁에 휘말리거나 제재를 받는 위험을 감수하느니 논쟁의 소지가 있는 게시물을 선제적으로 삭제하고 차단하는 과잉 검열을 택할 가능성이 있다. 정당한 권력 비판이나 공익적 의혹 제기마저 기업의 행정 편의주의적 판단에 의해 차단되면서 건강한 공론장 자체가 축소될 수 있다는 뜻이다.
결국 이번 개정안이 표현의 자유 억압이 아닌 피해자 보호라는 법 개정의 의의를 달성하려면 객관성이 생명이다. 사이버 렉카들이 악용하는 "제보에 따르면", "논란이 있다"는 식의 화법은 그 실질을 기준으로 엄정하게 가려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억울하게 차단된 게시물에 대해서는 플랫폼의 투명하고 신속한 이의제기 절차가 반드시 보장되어야 한다.
법무법인 대륜 허지선 변호사는 “특히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신고가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콘텐츠를 일괄 삭제하는 관행이 오히려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삭제·차단의 판단 기준을 사전에 문서화해 두고, 이의제기가 들어왔을 때 그 근거를 신속하게 소명할 수 있는 절차를 갖춰두는 것이 향후 법적 리스크를 줄이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사이버 렉카를 잡으려다 건강한 여론 형성의 장을 없애는 우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는 법의 칼날이 정확히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 사회의 치밀한 감시와 숙의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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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렉카 잡는 정통망법, ‘표현의 자유’ 억압 막을 객관성이 생명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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