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4

즐거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공항 입국장이 한순간에 수사 현장으로 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여행자 마약 밀수 적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8% 증가했다. 이제 마약 밀수는 특정 범죄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라, 평범한 여행객마저도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범죄에 노출될 수 있는 현실적 위협이 됐다.
선량한 시민이 ‘마약 밀수범’으로 몰리는 비극적인 일은 대개 지극히 일상적인 부탁에서 시작된다. 해외 현지에서 친분을 쌓은 지인이 “짐이 너무 많으니 가방 하나만 대신 들어달라”고 요청하거나, SNS를 통해 항공권과 숙박비를 지원해 주는 대가로 특정 물건의 전달을 부탁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겉으로는 단순한 부탁이나 심부름처럼 보이지만, 입국장에서 마약이 발견되는 순간, 곧바로 중대한 범죄인 ‘마약 밀수의 공범’이 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사건의 가장 큰 특징은 수사 절차의 긴박성이다. 입국 직후 엑스레이 판독을 시작으로 수하물 정밀 검사,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 계좌 추적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된다. 적발 직후 대다수는 “내용물이 마약인 줄 꿈에도 몰랐다”고 억울함을 호소하지만, 안타깝게도 법리적으로 이러한 주장이 무죄의 근거가 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우리 법원은 설령 확정적인 인식이 없었더라도, 정황상 위험을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운반을 감수했다면 ‘미필적 고의’를 폭넓게 인정한다. 특히 물품 출처가 불분명함에도 대가를 받았거나, 전달 방식이 은밀하고 비정상적임에도 내용물을 확인하지 않았다면, 법원은 이를 오히려 ‘범죄 가능성을 용인한 고의성’의 증거로 삼는다.
더욱 위험한 것은 당황한 나머지 수사 초기 단계에서 거짓말을 하거나 진술을 번복하는 행위다. 이는 수사 기관에 범행 은폐 시도로 비춰지며 구속 영장 청구의 결정적 사유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감정적인 읍소보다는 물품을 받게 된 구체적 경위, 메신저 대화 내역, 여행 일정 등 객관적 자료를 신속히 정리해 논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약 밀반입은 단순히 개인의 일탈을 넘어 우리 공동체의 근간을 흔드는 모든 마약 범죄의 실질적인 출발점이라는 것이 수사기관과 법원의 일관된 시각이다. 실제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에 따르면 마약류를 수출입한 자는 무기징역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해질 수 있다. 이는 초범 여부와 관계없이 실형 선고 가능성이 압도적으로 높으며, ‘단순 가담자’라는 수식어만으로는 선처를 기대하기 불가능하다는 뜻이다.
법무법인 대륜 박정구 변호사는 “결국 입국 과정에서 가벼운 부탁을 빙자하여 출처가 불분명한 타인의 물건을 운반해 달라는 요구나 상식 밖의 고액을 대가로 한 물품 전달 요구는 그 자체로 중대한 법적 위험을 내포할 가능성이 크다.”며 “단 한 번의 안일한 선택이 평범했던 일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릴 수 있다. 만약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렸다면, 첫 진술이 기록되기 전 마약 사건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법률 검토를 통해 방어권을 확보하는 것이 평온한 일상을 지키는 가장 현실적인 대응책이다.”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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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 마약 밀수, “몰랐다” 해도 처벌...공항에서 시작되는 형사 리스크(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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