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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의료기기·DTx, 법적 대응 역량이 글로벌 생존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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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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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의료기기·DTx, 법적 대응 역량이 글로벌 생존 좌우”

미 연방우선 원칙·QMSR 이해, 통합적 법률 리스크 관리 요구

2026년 규제과학 혁신의 서막


2026년 한국 식약처가 ‘식의약 규제과학 혁신 지원’ 예산으로 114억 원을 편성한 것은 국내 AI 기반 의료기기와 디지털 치료기기(DTx) 산업이 국가 전략 수출 품목으로 본격 격상됐음을 의미한다. 이번 대규모 예산 투입은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국내 기업의 기술적 유효성을 국제적 법률 규격에 맞춰 표준화하겠다는 강력한 정책적 의지를 담고 있다.


이는 산업의 대전환을 예고한다. 이제 기업은 기술 개발 초기 단계부터 최종 인허가와 건강보험 수가 등재까지 염두에 둔 정교한 법률 로드맵을 설계해야 한다. 이는 곧 글로벌 시장에서의 생존과 직결되는 핵심 역량이 될 것이다.

기술적 이해에 기반한 규제 대응


디지털 헬스케어 기기의 인허가는 기존 하드웨어 중심 의료기기 심사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알고리즘의 유효성과 데이터의 지속적인 신뢰성을 입증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필자는 약사로서의 전문성과 글로벌 제약사 실무 경험, 그리고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의 공직 경험을 통해 혁신 기술이 시장 안착까지 거치는 전 과정을 체감했다. 규제 당국은 혁신성 자체보다 해당 기술이 현행 법 체계 안에서 어떻게 ‘예측 가능한 안전성’을 담보하는지를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결국 규제과학의 핵심은 복잡한 과학적 근거를 당국이 수용할 수 있는 법률과 규범의 언어로 소명하는 데 있다. 기술을 법의 언어로 번역하는 작업이 인허가 성패를 좌우한다.

미국 시장 진출의 법적 안전벨트


미국 시장을 겨냥하는 기업이 반드시 이해해야 할 법적 개념은 ‘연방 우선 적용(Federal Preemption)’ 원칙이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리겔 대 메드트로닉 사건(Riegel v. Medtronic, Inc, 2008) 판례는 의료기기 기업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시한다.


당시 법원은 해당 사건에서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시판 전 승인(PMA)’ 절차를 통과한 의료기기에 대해, 환자가 주법(State Law)에 근거해 제조물 책임 소송을 제기하는 것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는 FDA 승인이 단순한 시장진입 허가를 넘어, 미국 내 대규모 민사 소송 리스크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법적 방어막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2026년부터 전면 시행된 QMSR(품질시스템 규정)을 충실히 준수하는 것은 규제 대응이자 동시에 가장 강력한 소송 방어 전략이다.

사이버 보안과 제품 책임의 확장


소프트웨어 기반 의료기기의 확산과 함께 보안 결함은 새로운 제조물 책임 쟁점으로 부상했다. 글로벌 규제 당국과 법원은 소프트웨어 의료기기의 보안 결함을 단순한 기술적 오류가 아니라 환자 생명과 직결된 제조상의 중대한 과실로 해석하는 경향을 보인다.


FDA는 QMSR 체계에서 소프트웨어 자재명세서(SBOM) 제출과 사후 보안 패치 프로세스 구축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를 소홀히 할 경우 허가 취소는 물론, 허위청구법(False Claims Act) 위반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연쇄적 법적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은 개발 단계부터 ‘보안 중심 설계(Security by Design)’를 적용해야 한다. 동시에 해당 설계와 관리 과정을 법적으로 입증할 수 있도록 문서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투명성 요구와 행정 대응 전략


국내에서는 심평원이 고도화된 데이터 분석 기법을 통해 지출보고서를 정밀 점검하고 있다. 기업들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수준은 지속적으로 강화되는 추세다.


과거 복지부의 약가 인하 처분이나 고시 무효 관련 사건의 판례들을 되짚어 보면, 행정 조사 초기 단계에서 경제적 이익 제공의 ‘학술적 정당성’을 논리적으로 입증하지 못한 기업들은 막대한 경영상 타격을 입었다. 특히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은 마케팅 활동이 리베이트로 오인되지 않도록 데이터를 통합 관리해야 한다. 해외 진출을 병행하는 경우, 한국의 지출보고서 제도와 미국의 의료진 선샤인 액트(Physician Payments Sunshine Act)를 동시에 충족하는 글로벌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통합적 리스크 관리가 선도 기업을 만든다


AI와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의 성공은 기술 혁신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그 기술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견고한 법적 방어 기제가 동반돼야 한다. 규제 대응, 품질관리, 사이버 보안, 투명성은 개별 과제가 아니라 하나의 전략으로 통합해야 한다. 기술 혁신에 상응하는 선제적 규제 전략과 제도적 준비를 통해 국내 의료기기산업이 글로벌 표준을 주도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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